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때 이르게 달아오른 바깥공기의 열기가 훅 하고 목덜미를 비집고 들어온다. 전철역은 늦은 퇴근 귀가 인파로 북적이고 역 광장은 열기에 아랑곳없이 젊은 남녀들의 열정으로 넘친다.늦은 시각 서울 잠실과 성남의 경계에 위치한 복정역은 원거리 야간산행객을 태울 버스가 거쳐가는 거점 중 한 곳이다. 등산복 차림 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이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린다. 자정 경에 도착한 45인승 버스는 친구 둘을 포함해서 산객들로 빈 좌석 없이 가득 찼다.버스는 소등을 하고 도심을 벗어나 어둠 속을 달려 설악으로 향한다. 사람들은 짧은 잠을 청하는데 나는 잠이 오지 않아 몸만 이리저리 뒤틀어 본다. 새로 1:30경 내설악 휴게소에 정차한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쐬고 굳어 있는 팔다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