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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페 케르켈링의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

나 자신을 만나러 가는 길1964년 독일의 레클링하우젠에서 태어난 하페 케르켈링(Hape Kerkeling)은 독일에서 잘 알려진 방송인이자 코미디언이다. 1980년대부터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풍자적 유머와 다양한 분장 캐릭터로 인기를 얻으며 활약한 그는 방송인, 배우, 작가, 성우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혀왔다.2001년 초여름 어느 날 그는 돌연 짐을 챙겨 홀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다. 그의 약 6주일에 걸친 산티아고 길 순례는 프랑스 국경에 가까운 생장피에드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출발하여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이르는 코스로 600km 이상을 도보로 이동했다. 이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여 2006년에 출간한 책이 곧..

슈바이처의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_ 다시 꺼내 읽는 고전

"밀림에서 문명과 인간다움을 묻다."열대의 강, 적도의 숲, 문명과 야만이 뒤엉킨 경계에서 한 사람의 인간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가?’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는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1875-1965)가 1913년부터 아프리카 가봉의 랑바레네의 병원에서 보낸 날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 기록은 단순한 의사의 일지나 선교사의 편지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문명 비판이요, ‘생명 경외’라는 사상을 행동으로 옮긴 한 지성의 윤리적 실천에 대한 기록이다.한편, 생명의 원초적 에너지가 살아 있는 공간이자 인간의 무력함이 드러나는 밀림 속에서의 삶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과 위협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고, 자연과 공존하는..

마르크스의 『경제학 노트』_다시 꺼내 읽는 고전

자본의 껍질을 벗기고 인간의 얼굴을 만나다1857년 겨울, 카를 맑스는 런던의 어느 추운 방 안에서 『정치경제학 비판』의 기초를 다듬고 있었다. 생계는 늘 막막했고, 글은 매번 뜻대로 써지지 않았으며, 미래는 불투명했다. 그 와중에 나온 것이 『경제학 노트』이다. 사실상 맑스의 사상 원초적 사유인 잉여 가치론을 담고 있는 이 노트는 그가 인간과 자본, 그리고 역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이 책은 단지 경제 일반의 구조적 설명이나 이론 정리를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과 마주한 기록이다. 맑스는 단순히 ‘자본주의는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본주의라는 체계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조직하고, 분할하고, 소외시키는지를 냉철하게 추적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 삶의 기..

[해외여행] 싱가포르 인상과 단상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몇 해 전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올린 포스트 하나가 눈에 띄었다.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도교 등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인종들이 서로 간에 알력이나 다툼 없이 공존하는 모습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적재적소에서 즐겁게 일하고, 일과 후 마리나베이 공원에서 러닝을 하는 등 활력이 넘치는 사람들 모습에서 역동성이 엿보인다. 깨끗하고 잘 구획된 거리와 자연 친화적이고 편리하게 설계된 건축물들은 부지런함, 실용주의 정신, 엄정한 행정력 등을 짐작케 한다. 다만 눈에 띄는 빈부격차의 그늘은 여느 나라처럼 매 한 가지로 보인다." ..

아시아의 유럽, 극동의 진주 블라디보스톡

러시아 극동에 자리한 인구 약 60만 명의 블라디보스톡은 연해주(沿海州)의 주도(州都)로 인천공항에서 2시간 여 비행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유럽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연해주의 러시아어 명칭은 프리모르스키(Примо́рский) 크라이(край; 州)로 줄여서 '프리모리예'로 불리는데, 면적 165,900 km², 인구 195만 명으로 주요 도시는 블라디보스톡, 우수리스크, 나홋카 등이다. 주요 항구는 블라디보스톡을 비롯 자루비노, 바스토치니, 올가, 포시에트, 나홋카 등이 있다. 블라디보스톡은 1860년 중-러 베이징조약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할양받은 지역으로 면적 331.16㎢, 인구는 약 60만 명이며 주요 산업은 무역업, 건설업, 수산업, 조선업, 자..

[해외여행] 신들의 도시 네팔 카트만두

네팔 하면 가장 먼저 눈 덮인 히말라야산이 떠오른다. 2012년 8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방문을 계기로 마음속에 품고 있던 히말라야에 대한 로망을 몸소 체험할 기회를 가졌다.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수도와 마찬가지로 카트만두도 좁은 거리마다 오토바이가 넘쳐나고 목이 따가울 정도로 매연도 심하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힌두사원에는 수많은 신들을 모시고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신들에게 안녕을 기원하는 주민들로 붐빈다.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인 카트만두를 조금만 벗어나면 푸른 들판과 산군을 조망할 수 있는 여러 작은 마을들이 산재해 있다. 그중..

[해외여행] 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

오 년 전 이맘때, 5박 6일 일정의 우간다 캄팔라(Kampala)로 출장길에 올랐었다.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우간다공화국(Republic of Uganda)은 온화한 기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 천혜의 기후와 자연환경을 가져 ‘아프리카의 진주(Pearl of Africa)'라고 불리는 나라이다. 2024년 기준 우간다의 인구는 4,590만 명이고, 국토 면적은 241,038㎢로 남한의 2.4배이다. 2022년 기준 1인당 GDP가 964.4달러로 여느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처럼 국민들의 생활은 빈곤한 편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방문하려면, 황열병 예방접종과 말라리아약 처방 등 황토병 예방을 위한 사전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우간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직..

보헤미아의 본향, 아름다운 몰다우 강이 흐르는 체코 프라하

십칠 년 전 어느 봄날, 비엔나 남역(Wien Südbahnhof)에서 프라하 Holesovice 역으로 가는 열차에 올랐다. 차창에 부딪힌 빗방울이 창을 타고 흘러내렸다. 간간이 정차하는 역마다 몇몇 승객이 탑승하더니, 프라하에 도착할 때쯤에는 객차 안이 승객들로 가득 찼다. 대략 세 시간 만에 프라하에 도착하여 플랫폼을 빠져나와서, 미리 연락을 해둔 지인 부부를 만났다. 예약을 해둔 숙소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에 있는 건물의 4층 민박집이었다. 민박집 내부는 아늑하고 편안했다. 1인실, 2인실, 4인실, 10명 넘게 들어갈 수 있는 도미토리 등을 갖춘 민박집은 예상 밖으로 규모가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60대 초반쯤의 자그마한 키에 영락없는 한국의 여느 아주머니 모습이었고, 함께 사..

카테고리 없음 2025.06.08

동서양의 가교 튀르키예 이스탄불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에 걸쳐 자리한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입니다. BC 7세기 그리스의 식민지로 개척된 후, 로마와 오스만 제국을 거쳐,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앙카라로 수도가 이전되기까지, 아나톨리아 반도를 지배한 여러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십일 년 전 1월 바레인에서 귀국할 때, 그다음 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로 갈 때 등 두 차례 이스탄불에서 각각 하룻밤을 스탑오버했었습니다. 튀르키예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의 이름에서 따온 이스탄불의 관문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해서, 동남쪽으로 15km 떨어진 시내 중심가로 이동했습니다. '이스탄불'이라는 지명을 처음 접한 것은 영국의 작가 ..

남태평양의 파라다이스 피지, 로망과 고달픈 현실

지난 설 연휴기간 중 인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은 21만 8978명으로 개항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1983년 1월 1일부터 제한적으로 관광 목적의 해외여행이 허용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지 않은 시절, 홍콩이나 방콕 등은 환상 속의 나라로만 여겨졌었다. 십이 년 전 초겨울, 그보다 더 아득히 먼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라다이스처럼 동경의 대상이던 피지를 방문할 기회가 찾아왔다. '엑스퍼트 미션(Expert Mission)' 제하 3일간의 교육프로그램 진행차 4박 5일의 출장에서 피지와 피지인의 일상의 단면을 틈틈이 엿볼 수 있었다. 피지는 남태평양의 멜라네시아 군도의 여러 섬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33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나라는 총면적 18,333 km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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