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 2

[영남길 9구간] 죽산 성지 순례길

영남길 제10구간을 거슬러 제9구간과의 교차점인 안성시 죽산면 금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죽산면까지 9.9km는 '죽산 성지 순례길'이다. 금산교회 옆 축사를 가득 채운 크고 순한 눈망울의 소들이 먹이통 앞으로 고개를 내밀고 어린 송아지들은 낯선 발소리를 경계하며 안쪽 벽으로 물러선다. 청풍쉼터 건너편 망이산 자락 능선으로 올라 쓰러진 나무둥치에 걸터앉아 허기를 달래 본다. 한적한 농촌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번듯한 건물의 안성ㅇㅇ 기숙학원엔 젊은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싱그럽다. 그 앞 판교 노인회관 옆에서 마른풀 태우는 연기 냄새는 향기롭다. 현풍 곽 씨 충효각이 있는 광천마을을 가로질러 청미천으로 흘러드는 화봉천에는 야생 오리 한 쌍이 정겹게 헤엄친다. 눈에 띄는 경계도 없이 이웃한 장암마을은 장군 안..

[영남길 8구간] 죽주 산성길

백암면 황새울 마을에서 영남길 제7구간 구봉산길이 끝나고 제8구간 죽주산성길이 시작된다. 사방이 툭 트인 벌판의 개울을 따라 난 길을 걷고 얕은 구릉을 빗겨 가고 묘목이 자라는 비닐하우스와 축사 옆을 지나고 작은 고개를 넘어섰다. 율곡천이 청미천으로 흘러들기 전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 길은 용인과 안성의 경계를 넘는다.농사 준비로 바쁜 안성 삼죽면 내장리의 너른 들길을 가로질러 멀리 비봉산과 그 품에 안긴 봉정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스팔트가 깔린 경사진 길을 올라 봉정사에 들렀다가 우측 기슭을 휘돌아 해발 372미터 비봉산 정상에 올랐다. 남쪽으로 남산과의 사이에 널찍하게 자리한 죽산면 마을이 펼쳐져 있다.동쪽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1236년 죽주 방호별감 송문주 장군이 몽골군과의 15일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