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2

광주(廣州) 텃골 국수봉

지난주에 남한산성을 찾았었다. 아픈 역사의 상처를 숨긴 채, 잘 정비된 성곽은 반듯하고 행궁은 소담하고 단아하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서문 성곽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전경 또한 일품이었다. 1636년 병자년 12월 2일, 청 태종은 12만 대군을 이끌고 심양을 출발하여 조선으로 진격했다. 그해 12월 9일 압록강을 넘은 전봉장 마부태 부대는 의주 백마산성, 영변 철옹성, 안주성, 황주 정방산성 등을 우회해서 10여 일 만에 한양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강화도로의 몽진 길이 막혀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는 청군에게 포위되어 고립되었다. 경상좌병사 허완(許完)과 경상우병사 민영(閔栐)이 근왕군(勤王軍)을 이끌고 남한산성으로 향하던 중, 1637년 1월 28일 쌍령..

동짓날 남한산성을 오르며

오랜만에 걷기에 나선다. 집에서 멀지 않은 성남 누비길 제1구간을 걸어볼 요량이다. 도시는 아직 두터운 어둠의 이불을 덮어쓰고 있다. 미명의 새벽에도 정류장이나 전철역에는 어김없이 버스와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먼길 떠나는 사람들은 마음이 바쁠 것이다. 우리도 때때로 설레거나 두려운 마음으로 먼 곳으로 발을 내디딜 때가 있다.전철 안은 온통 검은색 롱 패딩을 입은 사람들 일색이다. 모란에서 전철을 타고 태평과 가천대를 지나 복정에서 내렸다. 안내지도를 보니 누비길은 남한산성길, 검단산길, 영장산길, 불곡산길, 태봉산길, 청계산길, 인릉산길 등 성남 시계(市界)를 따라 62.1km 7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누비길이 시작되는 서울과 접한 복정동 성남대로 옆에 시조 탑(市鳥塔)이 서있다. "성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