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제4구간, 수서에서 사당까지처서가 지나고 백로를 앞둔 여름의 막바지다. 아침에 나서니 바깥바람이 서늘하다. 아파트 사이로 난 작은 숲엔 매미 소리가 멈췄고 그 빈자리를 귀뚜라미 소리가 대신해서 채웠다.야탑역에서 일단의 병사들이 버스터미널과 전철역 등으로 각기 제 길을 찾아 바삐 흩어진다. 지난 18일 철원 K9 자주포 사고로 산화한 두 병사도 저들처럼 앳되고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일 것이다.친구들과 둘레길 걷기로 하고 약속 장소인 수서역으로 가는 길이다. 요즘 전철 노약자석에 빈자리가 없는 것을 보며 고령시대를 실감한다. 등산복에 스틱을 든 노약자석 두 분도 70쯤은 돼 보인다. 몸을 잘 건사하면 나도 저분들 나이에도 야산이나마 다닐 수 있을까. 반 세기 넘게 몸을 부렸으니 치과에서 '총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