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를 모두 마치고 작은형을 구미역에 내려준 후 천생산에 오르기 위해 검성지 쪽으로 차를 몰았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도 있듯이 나이가 들수록 고향이 그리워지고, 자기 뿌리에 대해 관심을 더해가는 것은 인지상정인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고향에 내려와서 조부모님 묘소의 벌초를 마쳤고 시간의 여유도 있으니, 문중의 본향 구미시 인동의 진산(鎭山)인 천생산(天生山)을 올라보기로 한 것이다. 검성지에서 약목-선산로의 검성교차로 교량 밑으로 난 좁은 도로는 천생산 서편 산줄기 사이 가장 깊은 골인 산성지(山城池)까지 이어진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그 길은 막다른 길로 산성지에서 멎는다. 해는 중천에 솟아 있고, 작은 저수지인 산성지의 적갈색 물빛 수면 위에 천생산 줄기 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