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2

천상의 화원, 곰배령

그끄저께가 상강(霜降)이었다. 바야흐로 단풍이 붉게 물들고 국화도 탐스럽게 필 아름다운 시기이다. 안내산악회 버스로 곰배령 산행을 가기로 한 날인데, 10도 안팎의 기온으로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복정역 1번 출구로 나오니, 많은 사람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산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산악회 버스는 사당에서 출발하여 양재역을 거쳐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반더룽(Wanderung)은 영어의 '백패킹(backpacking)'과 유사한 의미의 독일어인데, 이 산악회의 운영자도 남과 다른 독특함을 추구하는 면이 있나 보다. 사당역에서 먼저 탑승한 친구 M이 버스 맨 뒤 좌석에서 반겨 준다. 버스는 수도권외곽순환로를 거쳐 팔당대교를 건넜다. 한강으로 내려앉는 예빈산과 검단산 산줄기 끝에 안개구름이 깔렸고,..

내연산과 십이폭포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절기 상강(霜降)이 지나고 입동(立冬)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단풍 산행 계획을 잡고 십일월 첫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친구 두 명과 함께 이른 아침 포항 시내에서 30km 남짓 거리의 내연산 보경사를 향해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 7번 국도로 접어들어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렸다. 내연산 품속에서 흘러나와 동해로 안겨드는 광천 옆 2차선 도로로 내려서서 십여 리를 더 달리니 내연산 자락에 안긴 천년 고찰 보경사에 닿았다. 보경사를 출발하여 열 두 폭포로 유명한 내연산의 광천 계곡 북측의 문수봉, 삼지봉, 향로봉 능선을 거쳐 광천 계곡 쪽으로 내려와서 열두 폭포의 맨 위쪽에 있는 시명폭포로부터 맨 아래쪽의 상생폭포를 차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