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절기 상강(霜降)이 지나고 입동(立冬)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단풍 산행 계획을 잡고 십일월 첫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친구 두 명과 함께 이른 아침 포항 시내에서 30km 남짓 거리의 내연산 보경사를 향해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 7번 국도로 접어들어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렸다. 내연산 품속에서 흘러나와 동해로 안겨드는 광천 옆 2차선 도로로 내려서서 십여 리를 더 달리니 내연산 자락에 안긴 천년 고찰 보경사에 닿았다. 보경사를 출발하여 열 두 폭포로 유명한 내연산의 광천 계곡 북측의 문수봉, 삼지봉, 향로봉 능선을 거쳐 광천 계곡 쪽으로 내려와서 열두 폭포의 맨 위쪽에 있는 시명폭포로부터 맨 아래쪽의 상생폭포를 차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