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0월이요 네 계절 중 가장 눈부신 가을이다. 기온이 내린 탓인지 사람들 옷차림이 제법 두터워졌다. 청량리역에서 산행 친구 세 분과 만나 며칠 전에 매진되었다는 중앙선 7:00발 정동진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운길산역을 지나 한강 위 철교를 지날 때 차창 밖에는 비 온 후 웃자란 고사리 마냥 안개가 수면에서 피어오르다 말고 멈춰 서있다. 안개도시 양평은 농무에 묻혀 아직 주말 아침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차창 밖 눈썹 위 높이로 떠오른 태양은 안개에 가려 낮달처럼 말갛다.기차는 시와 도의 경계를 넘으며 안갯속을 헤치고 달린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라던 야스나리의 설국으로 들어가는 기차처럼.마음은 벌써 민둥산역에 내려 하얀 억새꽃 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