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탈출하여 속초엘 왔습니다. 하늘은 여전히 무거운 구름이 낮게 드리웠고 파도는 연신 해안으로 밀려옵니다. 일출을 보리라는 기대와 바람은 접었습니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아바이 마을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속초항 옆에 달항아리처럼 육지로 들어와 안긴 청초호를 바다와 갈라놓으며 방파제 역할을 하는 마을, 아바이 마을의 행정구역상 명칭은 청호동입니다. 6.25 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 온 주민들이 귀향을 위해 임시로 거처하던 곳입니다. 속초항 남쪽 등대로 가는 방파제 초입에 하나호 선장 유정충의 기념비가 서있습니다. 제주도 서남방에서 침몰한 하나호 선장으로 선원 21명을 구하고 자신은 끝내 배와 최후를 함께 했다니 살신성인의 본보기입니다. 금강대교 위 인도를 걸어서 육지 쪽에서 건너편의 아바이 마을로 건너갔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