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밤길을 달려 대구로 내려갔다. 고속버스는 강릉에서 청량리를 향해 밤새 달리던 비둘기호의 그 막막하고 처량했던 대책 없는 낭만조차 없다. 동대구역 옆 베이스캠프 L모텔에서 친구들을 만나 잠시 눈을 붙였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부근 동대구역 지하도 정류장은 갓바위나 파계사로 가는 버스가 거쳐가기 때문이다.다음날 새벽, 일찌감치 일어나서 부산을 떠는 친구들과 컵라면 등으로 간소하게 아침을 대신했다. 정류장에는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멘 사람들이 서너 명 눈에 띈다. 정류장에서 5:40경 도착한 401번 첫 버스를 타고 갓바위로 출발했다. 아직 물러나지 않은 어둠 속을 달리다 서다 반복하며 승객을 하나둘 태우는 버스는 금세 빈 좌석 없이 만원이다.승객 대부분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고 평소처럼 첫 버스를 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