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쾌청하게 맑던 날씨가 오후 늦게부터 뿌옇게 흐려졌다. 날씨예보도 미세 먼지 '나쁨'이라고 알린다. 부산에 내려온 후로 이처럼 탁한 하늘은 처음이다. 늦겨울부터 봄철 내내 먼지 스모그 해무 등으로 혼탁했던 인천의 기억이 먼지 낀 창 너머를 내다보는 듯 흐릿하게 머릿속에 오버랩된다.일과를 마친 후 운동화로 갈아 신고 사무실을 나섰다. 탁한 공기가 썩 내키지 않았지만 예정대로 비석마을과 감천 문화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중앙역에서 전철을 탔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부산전철 로고송을 뒤로하고 토성역에서 내렸다. '갈매기 떼 나는 곳, 동백꽃도 피는 곳, 아~ 너와 나의 부산 영원하리'토성역에서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방향으로 길을 잡고 경사진 오르막길을 한참 동안 걸었다. 머리 위로 떠오른 초승달은 가장자..